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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연수에서 배운 학습 방법


대학 졸업 후 도피처로 뉴질랜드 어학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다. 그 때 사실 나름의 영어회화는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해외까지 가서 어학원에서 문법책을 공부하고 싶진 않았다. 연수 국가를 정하는 것도 처음에는 당연히 미국, 그 중에서도 별 이유없이 왠지 고전적인 분위기의 보스톤을 갈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국은 생각보다 (어쩌면 당연히도) 물가와 생활비가 너무 비쌌고, 대안을 찾은 것이 뉴질랜드였다. 왜... 뉴질랜드가 되었는지는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적당히 이국적이고 적당히 여행도 할 겸 간다는 기분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간 뉴질랜드에서 머문 시간은 계획보다는 짧았지만 생각보다 혼자, 또는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양이 많았다. 무엇보다 콜로케이션, 패러프레이징이라는 카테고리는 처음 접해 보았고, 한국에 돌아와보니 패러프레이징은 특히 토플 같은 고급코스 학습자 사이에는 이미 유명한 개념이었지만 뉴질랜드에서 처음 알게 된 나는 그 때 참 많이 강조받았던 기억이 난다. 어학연수는 보통 영어만 사용하는 환경에 완전히 몰입하여 학습하기 위해, 해외의 문화를 느끼기 위해 가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그렇다면 굳이 어학원을 등록하여 학원안에 갖혀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막상 현지에 가보면 커뮤니티에 녹아들어가기 전까지는 어학원에 많이 의지하게 되기도 하고 '영어식 사고방식'으로 영어 자체를 학습하는 새로운 접근방법도 영어학습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1. 콜로케이션 collocation

2. 패러프레이징 paraphrasing

3. 리더스다이제스트 Reader's Digest


1. 콜로케이션 collocation

어학원에 들어가면 제일먼저 배치고사를 치르고 실력에 맞는 단계의 반을 배정받게 된다. 나는 처음에는 Intermediate 반이었는데 매 달 있는 승급시험에서 다음 달에 Advance반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그 이후 콜로케이션을 정말 지겹도록 들었다.

한국에서는 배운적이 없었고, 지금도 혹시나 해서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많이 보이진 않아 의아하긴 하지만 나는 이 개념이 꽤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콜로케이션은 '자연스러운 단어들의 조합'이다. 처음에는 숙어와 비슷하고 생각했는데 숙어는 서로 다른 단어가 모여 새로운 뜻을 만드는 조합이고, 콜로케이션은 단어와 단어 사이의 궁합이라고 볼 수 있다. 콜로케이션을 많이 알고 활용할 수록 어휘가 풍부해지고 더욱 자연스러운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된다.

2. 패러프레이징 paraphrasing

어학연수를 다녀오기 전 까지는 패러프레이징이 토플시험에서 그렇게 자주 언급되는 핵심 전략인 줄 몰랐다. Advance반에서도 특히 writing 시간에 paraphrasing 연습을 많이 시켰다. 처음엔 하고 싶은 표현을 하나만 알면 됐지 왜 같은 의미를 자꾸 여러개로 바꾸어서 쓰도록하나 싶었는데 회화 연습을 하면서 계속 똑같은 표현만 반복하는 것을 자각하니 이렇게 바보같을 수가 없었다. 영어는 기본적으로 반복을 싫어하는 언어이다. He, She와 같은 대명사를 쓰는 것도 고유명사의 반복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다양하게 패러프레이징을 할 수 있을수록 고급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된다.

3. 리더스다이제스트 Reader's Digest

사실 이 방식은 좀 구식일지도 모른다. 요즘같이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된 시대에 종이 잡지라니... 하지만 나도 인터넷을 정말 달고 살지만 모니터의 디지털 활자보다 인쇄된 아날로그 글자에 더욱 집중이되고 텍스트의 의미에 더욱 몰입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특히 뉴질랜드에서 원어민을 만나 대화하기엔 아직 내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답답하고 서로 broken English 쓰는 마당에 동문서답하는 학생들 사이에 있기는 피로할 때 도서관을 찾아가 자주 읽던 것이 리더스다이제스트였다.

리더스다이제스트는 얇은 잡지 형태로 발간되는 에세이모음집이다. 일반인이 기고하는 다양한 일상에 대한 에세이가 실려있기 때문에 현 시대 원어민이 일상적인 생활을 어떻게 묘사하고 감정을 어떻게 표현을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있어 살아있는 영어를 접하기에 적격이다. 내용 또한 지면으로 출간되어야 하기 때문에 표현도 순화되어 있고 소소한 재미나 감동도 있어 술술 읽힌다. 문어체라는 것이 단점이기도 하지만 다시 말해 문법이 정확하여 믿을만한 컨텐츠이기도 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생각보다 구하기 어려워 아쉽다. 뭐, 리더스다이제스트도 웹사이트에서 지문을 구할 수 있고, 인터넷으로 읽을 수 있는 거리들은 넘쳐나지만 가끔은 책장 넘기는 맛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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